지난 30일 오후 7시쯤 제주시청 고산동산 인근 도로. 시민 30여 명이 눈길에서 미끄러지는 시내버스를 온몸으로 막아서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이날 오후 내내 내린 눈이 녹아 빙판길이 되자 이 곳을 운행하던 버스가 가파른 도로를 오르지 못하고 멈춰섰기 때문이다.
당시 버스는 앞으로 나아가려 했지만 가파른 경사 때문에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미끄러지는 상황이었다. 도로 전체가 빙판으로 변하는 바람에 바퀴의 힘이 바닥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서다. 미끄러져 내려오는 앞 버스와의 충돌을 피하기 뒤에 있던 또 다른 시내버스도 깜짝 놀라 후진을 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아찔한 상황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어떡해, 안돼” 등 연신 탄성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 30여 명이 미끄러지는 버스를 온몸으로 밀어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초반에는 7~8명의 시민들이 뛰어나가 버스 후면부위를 밀었지만, 힘이 부치는 모습이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버스에 탔던 승객 20여 명도 내려 함께 버스의 오른쪽 측면과 후면을 막아 밀었다. 온몸으로 막은 시민들 덕분에 이 버스는 뒤에 멈춰선 버스와의 충돌을 면했다.
상황을 지켜본 김모(40·제주시)씨는 “처음에는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의 힘이 모여 커다란 버스를 막아내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이번 일로 제주 전체가 좋은 기운을 받아 내년에는 코로나 위기도 잘 이겨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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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https://news.joins.com/article/23959328?cloc=dailymotion